매일매일 좋을 순 없어. 그런데…

늘 뭔가 잃어버린 듯한 허전함을 안고 살아간다. 분명 나는 예전엔 내 곁에 있던 것들을 아주 많이 잃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빈자리에 애써 무심한 척 그렇게 살아내는 중이다. 순간순간 날아드는 상실감인지 공허함인지 모를 감정의 파편들이 나를 아프게 한다. 그렇게 내 안에 침잠하는 슬픔이 내 일부가 된 지 오래다. 

그런 일상의 반복 속에서 또 아침을 맞았다. 부지런한 지인이 보내준 웃긴 짧은 동영상(GIF)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다. 그런데 그때 또 연달아 도착한 세바시 강연, 바로 링크를 클릭하니 제목이 “상실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이다. 이 강연을 보고 나를 떠올렸을 것이고 내게 필요한 거라 생각했을 그 마음이 고맙다. 

멀끔하게 생긴 젊은이가 씩씩하게 걸어 나오더니 “세상을 바꾸는 뻥”이라며 방청객들을 속이는 유머로 시작한다. 목소리도 갑자기 잃어버렸다며 허스키한 상태로 시작된 강연, 그리고 내 생각을 바꾸는 15분이 흘렀다. 나는 어느새 훌쩍이며 지인에게 답장을 쓰고 있었다. 아침부터 웃게 했다 울게 했다 감사(?)하다고.

그 젊은 친구, 보기와는 다르게 참 아픈 삶을 살고 있구나. 그래서 사람 겉모습만 봐서는 모르겠는 거다. 그 죽을 만큼 힘든 얘기를 그렇게 담담하게 미소를 잃지 않고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참 멋졌다. 말해진 고통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을 증명하고 싶었던 걸까. 참 생각이 건강한 사람이다. 그 친구의 고통은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그래도 왠지 믿음이 간다. 잘 이겨낼 것이라는 믿음.

우리는 늘 잃어버린 것, 지금 내게 없는 것에 집착하며 괴로워한다. 그렇게 우리는 상실에 지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는가. 그러지 말자는 거다. 내게서 이미 멀리 떠나버린 것만 바라보며 아파하지 말고 가까이로 눈을 돌려보자는 거다. 내 주변에 있는 소중한 것들로부터 얼마든지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것. 쉽지 않지만 맞는 말이다. 

그렇게 멀어진 시선도 허방을 걷는 발걸음도 사라진 것을 품은 공허한 마음도 더디지만 가까이로 돌려놓아야 한다. 그래야 산다. 지금 이 순간 내 눈 앞에 저 젊은이가 자기 멘토라고 소개하던 ‘티거’ 캐릭터의 귀여운 모습이 펼쳐졌다. 그래 나도 티거 선생님의 말로 오늘을 살아봐야겠다. 이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이 지극히 단순한 진리를 잊지 않고 살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 있으므로. 

“매일매일 좋을 순 없어 그런데 잘 찾아보면 매일매일 좋은 일은 있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