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New Year~

요며칠 유난히 ‘사람과 사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아니다. 그 주제가 내 무의식 속에 늘 함께 하고 있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하긴, 누군들 이 ‘관계’라는 주제에서 온전히 무심해질 수 있을까. 아주 촘촘하게 얽힌 그 복잡다단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인데 말이다. 

인간관계의 전문가들은 정말 많고도 많고, 그만큼 온라인 세상에는 관련 담론들이 차고 넘친다. 그 수많은 얘기들로부터 내가 받는 느낌은 ‘꼭 그래야 해?’였던 것 같다. 그 어떤 솔루션도 완벽하게 날 설득시키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럼 난 도대체 어떤 관계를 바라고 있는가? 내가 가장 이상적이라 믿는 그런 관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내가 아무리 최선이라 생각하는 관계가 있다 해도 거기엔 늘 함정이 있기 마련이다. 관계란 결코 나 혼자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관계라 함은 나 말고 반드시 타자가 들어와야 성립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그리도 어려운 일인 거다. 일방적이 아닌 양방향의 상호작용이 관계의 본질이기에. 

우리는 살면서 늘 내편이 되어줄 누군가를 찾는다. 그런 존재 자체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해지니까. 많은 얘기 하지 않아도 서로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보는 사이, 이것은 관계의 지속에서 퇴적된 시간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바로 두 사람 간의 역사적 서사가 갖는 힘이자 가치이지 싶다. 

누구나 이런 사람 한 명씩은 있을 게다. 아주 사소한 시그널만으로도 내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마음이 쓰이는 사람, 그저 함께 해주고 싶은 그런 사람 말이다. 그게 연인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또 자식일 수도 있으리라. 난 늘 말없이 그 고단한 마음 한 구석에 그저 가만히 있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었다. 내 가슴에 그들을 보듬을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사람이고 싶었다. 

얼마 전 ‘친밀감’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담긴 논문을 읽었다. ‘친밀감’이라는 의미가 재정의 되고 새롭게 해석되고 있더라. 함께 한 시간만큼 깊어진 유대감으로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그런 관계를 바라지만 이제는 그래선 안 된단다. 그런 바람은 상처로 돌아올 뿐이란다. 인간관계의 인스턴트화가 때론 쓸쓸하게 하지만, 그런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나름의 의미부여를 하며 사는 게 자연스러운 시대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로가 되는 건, 인생이 원래 힘든 거라고 외치는 철학자의 말에서 인간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살면서 어디 순탄하기만 했을까. 우리는 힘들 때마다 나와 비슷한 누군가를 찾고 그의 아픔에서 나의 고단함을 위로 받기도 하고 또 역으로 그를 위로하기도 한다. 그렇게 함께 나누고 손잡으려는 모습에서 서로가 구원될 수 있음을 믿는 이유이리라. 

파란 장미의 꽃말은 원래는 ‘불가능’이었다지. 나중엔 그것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하는 ‘기적’으로 바뀌었다고. 우리 모두가 그런 파란 장미 한 송이 피울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희망은 우리가 역경에 맞서 계속 나아가게 해주는 힘이라 하지 않던가. 꼭 일어나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되게 하려면 열심히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그런 게 바로 희망이란다. 

우리의 고단한 삶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것들의 특징이고 생존의 본질이라는 바로 그 희망, 난 그 희망을 절대 놓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우리가 기댈 곳은 바로 여일하게 묵묵히 내 곁을 지켜주는 이들이란 걸 잊지 않으려 한다. 난 든든한 그들 곁에서 신앙보다 더 겸손한 그 희망을 꼭 붙들고 놓지 않을 거란 얘기다. 새해, 2024년에도 말이다. 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거다. 난. 

우리 그렇게 새해에도 씩씩하게 살아봅시다~^^

Happy New Year~

2 thoughts on “Happy New Year~”

  1. 파란장미의 꽃말이 기적으로 바뀌었다는 게 신기해요 푸른 용의 해가 되었어요! 불가능한 일들이 가능해지는 기적의 해가 되길 바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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