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산책
‘정체성’으로서의 ‘이름’
중학교 시절이었던가 고등학생 때였던가 기억이 확실하진 않지만, 그즈음 우리 여학생들 사이에서 엄청 유행하던 시가 있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
‘도덕’에 대하여
현대의 덕(德) 윤리학자 중 한 명인 마이클 슬로트(Michale Slote)의 ‘덕(德) 윤리’에 관한 논문을 읽는데, ‘유덕한 사람은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문장이 유난히 내 마음을 끌어당긴다. 공감 능력을 일종의 덕(德)으로 본 것이렷다? 슬로트는 말한다. 기성 사회의 법, ...
‘까르마’에 관한 단상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일은 마음이 짓는 거다!! 이 짧지만 강렬한 문구를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원효대사. 그가 밤에 잠을 자다 목이 말라 마실 때는 그렇게 달고 시원했던 물이 아침에 일어나 해골에 담겨 있는 걸 ...
‘배움’에 관한 인문학
불확정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우리 안에 내재하고 있는 이 불안이 무지(無知)에서 온다고 본다면, 그 무지의 상태에서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도 성립될 수 있을 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의 결과로서, 앎(知)의 확장은 자유의 ...
‘질서’에 대하여
이 세계는 ‘물질’로 이루어졌다? ‘혼돈과 질서’로 이루어졌다? ‘질서’, 참 막막하다. 뭘 써야하나? 그래서 괜히 이 세계를 끌고 들어와 봤다.ㅎㅎ 이렇게 혼돈일 때 내가 하는 일은 그 단어를 유심히 관찰하는 일이다. 그래서 또 들여다본다. ‘질서’의 한자 ...
‘형평성’에 대하여
하버드대 입학시험에서 점수를 약간 높게 받은 백인 학생이 이민자 출신 지원자로 인해 떨어졌다고 가정해보자. 하하, 너무 맥락 없이 훅 들어왔다고 당황하지 마시라. 그럼, 다시… 정의(Justice)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얘기를 한 번 해보자는 거다. 시작부터 툭 ...
‘위선’에 대하여
‘위선’이라는 주제에 들어가기에 앞서 니체의 ‘도덕’ 얘기로 먼저 시작해보려 한다. 그의 [도덕의 계보학]이라는 책은 나로 하여금 선악의 문제를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게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
지식과 편견에 대하여
‘지식’과 ‘편견’, 이렇게 두 단어를 나란히 사이좋게 놓고 보니 문득 이 둘의 관계가 궁금해졌다. 과연 얘네 둘은 같은 편일까, 아님 절대 공존할 수 없는 적일까? 혹자는 경험의 올바른 누적은 지식이 되고, 경험의 잘못된 누적은 편견이 ...
슬럼프에 대하여
우리가 잘 살다가도 한 번씩 슬럼프에 걸려 넘어지는 이유는 뭘까? 이 ‘걸림’, 슬럼프는 왜 오는 걸까? 그 누구도 초대한 적 없는데 제멋대로 우리 삶에 뛰어드는 이 얄궂은 불청객은 뭔가? 그렇다면, 슬럼프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