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0일의 오전 명상
어린 딸이 당신에게
자신이 예쁘냐고 묻는다면
마치 마룻바닥으로 추락하는 와인 잔같이
당신의 마음은 산산조각 나겠지
당신은 마음 한편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싶을 거야
“당연히 예쁘지 우리 딸, 물어볼 필요도 없지”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딸아이의 양어깨를 붙들고서는
심연과도 같은 딸아이의 눈속을
들여다보고는 말하겠지
“예쁠 필요 없단다
예뻐지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그건 네 의무가 아니란다”
미국의 시인 케이틀린 시엘의 시다.
제목은 ‘그건 네 의무가 아니란다(IT is not your job)’다.
우리는 남들이 만들어놓은 기준에 자신을 맞추고자 안간힘을 쓰며 살아간다.
마치 거기에 도달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기라도 한다는 듯이.
남들이 성공했다고 인정하는 그 대열에 끼기 위해 우리는 정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는 거다. 눈물 나게 열심히 말이다.
어릴 적에는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하고, 대학생이 되서는 예쁘고 멋진 모습이고 싶고, 졸업할 때가 되면 또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그런 직장에 들어가야 해서 늘 아등바등 사느라 부산하고 바쁘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 데도 늘 마음속의 나는 말한다.
‘난 충분하지 않아’
왠지 더 해야 할 것 같고, 잠시도 쉬면 안 될 것 같은 강박…
늘 자신을 평가의 대상으로 타인에게 내어주고, 그들의 좋은 평가에 목메며 살아가는 인생…너무 고달프지 않은가. 그러한 삶이 과연 행복할까?
그러한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그만 내려놓아야만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남의 시선에 갇히지 않고 내 멋대로 살 수 있는 용기, 그것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결과가 이러한 자각이라니. 슬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우리 모두는 그래서 외로웠던 거다.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그 인정 욕구에 매몰된 결과로 우리는 그토록 공허했던 거다. 이제 그 헛헛한 마음을 깊은 심심함 속에서 어루만질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시인은 남들이 만들어놓은 기준에 자신을 맞추고자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다.
스스로 원한 게 아니라면 그럴 필요 없다고. 그건 당신의 의무가 아니라고.
나는 지금 나로 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오늘은 눈을 감고 나의 인정욕구는 과연 어떠했는지 가만히 지난날을 떠올려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