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3일의 오전 명상
요며칠은 밖에 나가서 걸었다. 매일 1시간 정도.
이렇게 운동을 꾸준히 해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명상 일기를 쓰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과연 명상이 나에겐 어떤 건가?’였다.
명상은 ‘최고의 휴식’이라고도 하고, ‘마음의 훈련’이라고도 한다.
명상이 모두에게 동일한 의미로 해석될 이유는 없는 거 아닌가. 그래서 난 명상이 어떤 작용을 하기를 바라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내게 명상은 휴식의 경지까지는 갈 수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대체로 난 생각하고 싶을 때, 마음을 정리하고 싶을 때 명상을 하는 걸로 봐서는 그렇다는 얘기다.
그래서 요즘은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하는 명상보다 걷는 명상을 해보기로 한 거다.
어차피 ‘생각 정리’라는 의미에선 대동소이하니 말이다.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이 무더위 속에 그저 걸었다. 아무 생각 없이 걸을 수는 없더라. 자연스럽게 몰려오는 이런저런 상념들을 안고 묵묵히 걷다보면 뭔가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도 같다.
요즘 내게 새롭게 던져진 화두는 ‘수행’, ‘자연’, ‘고독’, ‘비움’, ‘0원으로 사는 삶’ 같은 거다.
어느 깊은 산골로, 그렇게 녹음 짙은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상상을 하곤 한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고양이 한 마리와 조용히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그렇게 되기 위해 난 지금 무얼 해야 하지?
이 주제에 생각이 머물다보니 내가 요즘 즐겨 보는 다큐도 다 자연적 삶에 관한 거다. 바쁜 일을 마치고 잠시 쉬기라도 할라치면 바로 다큐를 찾는다. 정말 내가 살고 싶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얼마나 부럽던지.
며칠 전, 보게 된 한 다큐 얘기를 해야겠다.
한국 남자와 결혼해 한국의 아주 깊은 산촌에서 살고 있는 한 독일 아내가 툭 던진 말이 내 가슴에 콕 박혔더랬다.
“그렇게 쉼 없이 달려서 어디로 가세요?”
독일 아내는 정말 모르겠다는 그 표정으로 진지하게 묻는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 사람들은 매일 달려가고만 있는 것 같다나. 그렇게 마라톤 하듯이 계속 달리기만 해서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 거다.
어디 그뿐이랴. ‘열심히 사는 것’? 이 말도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단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오케이, 근데 열심히 사는 것은 뭐냔다. 사는 건 사는 거지 열심히 사는 게 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는 거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혼잣말처럼 ‘그냥 사는 거지’ 한다.
진짜 그렇네?
그 독일인의 관점에서 툭 던진 그 질문에 나도 잠시 생각이란 걸 해보니 진짜 그렇더라.
‘열심히 사는 건 뭐지? 사는 건 그냥 사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