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9일의 오전 명상
『또다시 둘러보는 나의 어수선한 삶. 거기 누운, 마흔한 살 생일을 바로 앞두고 죽은 카프카보다 나는 이미 더 살았다. 그렇건만, 언제나 번잡하게 겉돌기만 했을 뿐 무언가 정말 중요한 것은 아직도 시작도 못한 듯 어수선한 나의 삶을 통렬하게 되돌아본다. 남은 것이라도, 이제라도, 쏟아부어야 할 것 같다. 무엇인가에.(<시인의 집> p.155~156)』
아주 오래 전, 전영애 선생님의 책 <시인의 집>을 읽으며 이 구절이 좋아 필사를 했던 적이 있다. 오늘 명상에 앞서, 다시 읽다 보니 나도 왠지 나의 삶을 다시 한번 통렬하게 되돌아보고 싶어졌다. 내 생도 다를 게 없었구나. 부산하고 어수선하기만 했네. 그런데, 선생님은 이제라도 무언가에 쏟아부어야 할 것만 같다고 하셨지만, 난 이제 더 이상 그 쏟아붓는 일을 그만 하고 싶어지니 어찌할꼬.
하루하루 마음이 이랬다저랬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다가, 이보다 어찌 더하나 싶고. 그러면서 이제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가닿기도 하고. 요즘의 나를 종잡을 수 없다. 이토록 끝없는 잡념으로 마음이 복잡한 내가 집중이 안되어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매일 꾸준히 이렇게 단상을 끄적이고 명상에 들어가는 이유다. 이렇게라도 매일매일 나에게 말 걸기를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는 길이 보일지도.
아무도 모르는 조용한 숲속에 들어가 남은 생을 그렇게 고요하게 살 수만 있다면.
오늘은 가만히 이 생각에 머물러보자.